고등학교 선택은 대입까지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고의 내신 강점, 자사고의 정시 경쟁력, 특목고 및 영재고의 독보적인 학생부라는 특성은 대입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본 포스팅이 고교학점제 시대에 맞는 성공적인 고등학교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등학교 선택 환경의 변화
최근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표면상으론)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대학은 이를 활용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진로 연계성’에 대한 평가를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죠.
예를 들면 대학은 ‘선택 과목 이수 내역’을 통해 학생의 자기 주도성과 진로 역량(옛 말로 전공 적합성)을 이전보다 더욱 비중있게 평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5등급제와 표준편차 미제공 등의 내신 평가 방식의 변화는 고교 유형별로 내신 유불리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큽니다.
유형별 특징: 일반고
일반고는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라 대학에서 특별하게 눈에 띄진 않지만,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최상급 내신
- 수시, 정시의 유연성
일반고는 특목고나 자사고 대비 월등히 유리한 내신 등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부 교과전형은 종합전형과 달리 등급의 중요성이 크기에, 특목고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효율성이 높습니다.
중학교 때 최상위 학생들 중 일부는 자사고나 특목고, 영재고 등으로 빠져 나가기에, 고등학교에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높은 등급을 유지할 수 있죠.
혹시나 내신 경쟁에서 밀렸을 경우, 학교 시스템이 수시와 정시를 균형있게 지원하기 때문에 전략을 바꾸기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형별 특징: 자사고
중학교 최상위권 학생들의 집합소입니다.
일반고에 가면 1등급 받는 학생이 이 곳에서는 3~4등급으로 밀려납니다.
아무리 대학이 표준 편차 등으로 일반고와 구분해 낸다 해도, 수시 전형에선 상대적으로 불리하죠.
다만 높은 수준의 교육과정과 학업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수능 고득점으로 연결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의, 치, 한의예 계열 진학에 유리하죠.
따라서 내신보다 수능과 같은 객관식 시험에 강한 학생이나, 최상위권 이공계 및 의학계열 대학을 목표하는 학생들이 진학하기에 적절합니다.
특목고 및 영재고
대학 수준의 심화 과목(AP, R&E 등), 전문 교과 이수를 통해 일반고는 흉내 낼 수 없는 깊이의 학생부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학생부 자체가 최고의 스펙인 학교로 교육과정이 특정 분야에 고도로 특화돼 전 과목을 평가하는 수능 대비에는 비효율적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명문대 진학 실적은 수시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이나 공학, 어문, 국제 등 진로가 매우 명확한 학생이나, 일반 교과를 넘어선 깊이 있는 탐구를 즐기는 학생, 정시가 아닌 수시 전형으로 승부를 보려는 학생이 진학하기에 적합합니다.
다만 대학에서 특목고 학생들을 알아보고 내신 평가에서 유연하게 평가한다곤 해도, 너무 낮은 성적까지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아닙니다.
학교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일반적으로 특목고는 내신 4등급, 더 봐주면 5등급 초반까지가 인서울 중하위권 대학의 마지노선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목고 진학 후 백분위 40% 안에 들어올 자신이 없다면, 그냥 일반고 지원해 수시를 노리는 편이 훨씬 나은 전략입니다.
그리고 2028학년도부터 서울대는 지균전형에 한해 자사고와 특목고 지원을 제한했는데,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특목고 내에서도 수시 지원 가능한 등급 컷이 조금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학은 어떻게 고교 유형을 파악하는가?
자사고와 특목고의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로 인해 대학은 학교명을 확인할 순 없지만, ‘이수 과목’ 등을 통해 학교의 유형과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자사고는 특목고와는 학교 특징이 완전 다릅니다.
자사고는 일반고 교육과정에서 조금 더 심화되고 깊이 있는 교육과정이 특징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특목고는 자사고와 같이 전체적인 분야에 심화된 것이 아닌, 한 분야에 치중한 형태의 교육과정을 갖고 있습니다.
가령 AP 물리나 국제법 등과 같은 과목의 이수 여부나 과목별 수강자 수 등은 출신 고교의 유형을 알 수 있게 하는 특징이죠.
따라서 대학에서 일반고 대비 자사고와 특목고의 내신 등급을 조금 유연하게 평가한다고 해도, 특정 분야의 역량에 대해선 특목고가 자사고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이런 이유로 영재고나 특목고가 수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영재고 vs 과학고
영재고는 전국 단위 선발, 연구 중심의 ‘통합적인 과학자’ 양성 기관입니다.
반면 과학고는 광역 단위로 선발하고, 수학이나 과학 심화 학습 중심의 ‘전문 과학도’ 양성 기관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입시에선 과학고보단 영재고를 더 상위로 인식하긴 합니다.
국제고 vs 외고
영재고와 과학고가 약간 수직 관계가 있는 모양새였다면, 국제고와 외고는 특징이 다른 수평적 느낌이 좀 있습니다.
국제고는 국제 정치나 경제 등 ‘사회과학’ 중심의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하는데, 외고는 특정 ‘언어’ 중심의 전문가 양성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학부모와 학생이 자주 하는 질문
Q.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 과목 선택이 자유로운 일반고가 가장 유리해지는 것 아닌가요?
A: 일반고가 유리한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특목·자사고 역시 심화·전문 과목을 통해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도 전공에 대해 깊이 있게 수학한 학생을 선발하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이기 때문입니다.
Q. 내신 따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자사고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최고의 면학 분위기 속에서 정시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의대나 최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겐 매력적인 학교입니다.
Q. 영재고 학생은 정시로 대학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가요?
A. 불가능하다기 보단 비효율적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학교 교육과정 자체가 수능보다는 심화 탐구와 학생부 관리에 맞춰져 있어, 정시 준비를 위해선 국어 등의 과목에 대해 따로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으로 여겨집니다.
Q. 아직 꿈이나 진로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A. 일반고가 비교적 안전하고 유연한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를 탐색하며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고, 또 이 과정을 생기부에 녹일 수 있습니다.
추후 진로가 확정됐을 때 다양한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기에 용이합니다.
현장에 있다 보면,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고민이 생각보다 깊습니다.
특히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보통 중학교 때 성적이 좋았던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 더욱 관심과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도 이해합니다.
다만 어떤 학교가 제일 좋고, 어떤 학교는 별로다 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의 특성에 따른 상대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중학교 때 전교 1등만 하다가, 내신에 맞춰 진학하기 위해 외고에 진학한 학생이 있습니다. 3~4등급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일반고로 전학갔는데, 전학 간 학교에서도 1~2등급 경계 사이를 오가다, 명문대 진학에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도 서울 소재 대학에 잘 진학했습니다.)
저는 이 학생이 처음부터 일반고에 진학해, 자존감과 공부 정서를 유지하고 입시를 준비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고등학교 선택을 단순하게 ‘대학 입시의 과정’이라 생각하지 말고, 학생이 ‘평생 걸어갈 길’이라는 관점을 토대로 선택한다면, 고등학교 결정이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데이터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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