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입시가 의대 증원이라는 이슈로 뜨거웠다면, 올해 입시의 화두는 의대 정원 감축인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의대 증원에 따른 낙수 효과로 인해 SKY를 희망하는 내신 1점 중후반 학생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 분석했는데요, 2026학년도의 입시를 앞둔 지금, 상황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2025 입시, 일시적 낙수효과
많은 학생 및 학부모님들이 “작년(2025) 입결 데이터를 기준으로 희망을 가졌는데, 2026년에도 유효할까요?”라고 질문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2025년의 상위권 데이터는 2026학년도엔 어느 정도 가감해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의대’는 입시의 최상위 먹이 사슬로, 여기가 바뀌면 그 아래도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의대는 어차피 극상위권 리그
2024년 5월 대교협 발표에 따라 의대 정원은 3,058명에서 4,567명으로 1,509명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증원을 두고 “의대 문턱이 낮아졌다.”라고 분석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의대 진학은 내신 1.0~1.2 이내의 극상위권 학생들이 차지니까요.
SKY의 빈자리
2025년의 진짜 변화는 의대가 아니라, 이로 인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최상위 학과였습니다.
- SKY 최상위 공대/자연대에 합격하고도 의대 진학을 위해 N수를 고민하는 극상위권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 의대 증원은 이들을 흡수하는 블랙홀 역할을 했습니다.
- 그 결과 서울대 공대, 연세대 시스템반도체, 고려대 데이터사이언스 등 최상위 학과에 예상치 못한 빈자리가 발생했죠.
이 빈자리를 누가 채웠을까요?
바로 SKY 상위 학과에 안정 지원하기 부담스러웠던 내신 1점 중반대의 상위권 학생들이었습니다.
2026 입시, 1,509명의 회귀와 변수
문제는 이제 2025년의 기회의 창이 닫혔다는 겁니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다시 3,000여명 수준으로 환원되며 기존 1,500여개의 티켓도 회수되었는데, 단순한 의대 정원 감축이 아닙니다.
이는 2025년의 SKY 빈자리를 만들었던 블랙홀이 사라졌다는 뜻과 같습니다.
즉, 2025년에 증원된 의대로 갔을 그 1,500여명의 학생들은 2026년에 어디로 지원하게 될까요?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학생들은 다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최상위 학과로 잔류하겠지요.
즉, 충원 합격이 돌지 않아 생각보다 입결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당분간 의대 증원은 없다.
혹자는 ‘또 바뀌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대 증원 이슈는 입시가 아닌 정치적 문제로 확대된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제가 현장에서 만나는 학부모님들은 이미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계십니다. (학생들은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음)
특히 이제 막 이재명 대통령 시대가 개막한 정권 초기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의대 증원 카드가 나올 수는 없을 겁니다.
대다수 학부모들도 이를 알고 있기에 올해 입시는 이 모든 것들이 고려돼 더 냉철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는 겁니다.
즉, 쓸데없이 희망 갖지 않고, 의대 3개 쓸 거, 2개만 쓰고 나머지는 일반 상위 학과로 돌린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의대 감축이라는 정책과 맞물리면 당연히 일반 상위 학과 입결이 높아지겠죠.
지원자 관성: 그래도 의대는 쓴다.
하지만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지원자 관성입니다.
현 고3 학생들이 고2였을 때, 의대 증원 논의가 가장 뜨거웠습니다.
이 학생들은 의대 증원이라는 희망을 보고 1년간 학생부를 ‘의대’에 맞춰 준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경험상 학생들은 1~2년간 준비한 포트폴리오를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관성’때문에 정원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대에 상향 지원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존재할 겁니다.
이 ‘관성’이 의대 감축 인원 1,500여명 전원이 SKY로 돌아오지 않고, 일부는 여전히 상향 지원을 노리는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2026년 SKY 입결은 2025년보단 확실히 높아지겠지만, 관성 변수로 인해 2024년 수준으로 즉각 회귀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다소 높아진다는 것이지 만만하단 의미가 아닙니다.)
학생들의 ‘위험 지원 성향’
이 상황에서 우리는 학생들의 실제 지원 데이터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상향 지원 2.52개 vs 안정 지원 1.18개
최근 입시 지원 성향 데이터를 보면 놀라운 부분이 있습니다.
- 상향 지원: 2.52개
- 적정 지원: 1.99개
- 안정 지원: 1.18개
진학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6장의 수시 카드 중 평균 2.5개 이상을 상향 지원에 사용했는데요,
충격적인 것은 ‘안정 지원’ 카드를 단 하나도 쓰지 않는 학생의 비율이 26.8%에 달한다는 겁니다.
경험적 해석: 공격성 + 관성이 만나면?
- 기본적으로 상향 지원을 선호하는 공격적 성향이 있습니다.
- 2026년 입시생들의 의대 준비 ‘관성’이 더해집니다.
결과적으로 2025년의 낮아진 입결 데이터는 함정이 되면서, 2026년에도 무리한 상향 지원을 감행할 학생이 많았을 겁니다.
특히 안정 지원을 거의 쓰지 않은 학생들은 2025년 데이터만 믿고 상향 지원했다가 6장의 수시 카드를 모두 잃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최상위 입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서 언급했듯, 올해의 의대 정원 감축은 단순한 숫자 감소가 아니라 입결 데이터에 함정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합격 예측선을 2025 자료가 아닌 2024년 자료를 토대로 보수적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대 지원 관성을 고려해도 2026년 입결은 2025보다 확실히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현장 경험상, 2025년 데이터 기준으로 지원 전략을 짜는 것은 명백한 상향 지원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공격적 상향 지원을 2~3개 유지하더라도 최소 2개 이상의 안정 지원 카드도 함께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미 2026년 수시 지원은 마감됐지만, 아직 정시도 남아 있습니다. 큰 줄기의 전략은 다를 게 없으므로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데이터쌤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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