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공부 그릇’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제가 교육계에 오랜 시간 종사하며 한 가지 느낀 점이 있는데요, 많은 부모님이 초등 저학년 때부터 선행학습 진도나 단원평가 점수에 집착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물을 채울 때가 아니라, 물을 담을 ‘그릇’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때입니다.
오늘은 점수보다 중요한 ‘초등 공부 그릇’을 어떻게 넓혀줄 수 있는지, 그 본질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AI는 말하지 않는 ‘공부의 진짜 목적’
제가 AI에게 ‘공부 왜 해야해?’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AI는 저에게 자아실현이나 삶의 만족 등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답했죠.
아주 이상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혹시 인사과에서 근무하신 분들은 더 체감하시겠지만)
현실에서의 공부는 ‘성인이 되어 마땅히 해야 할 과제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끈기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회사에 가서 일이 재미없다고 그만둘 수 없듯, 아이들도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주어진 공부를 싫어도 끝까지 완수해 내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책임감’이라는 겁니다.
성적보다 ‘역량’을 봐야 하는 이유
얼마 전 저희 첫째가 수학 형성평가지를 저에게 갖고 와서 ‘아빠~ 싸인해 줘’라고 하더군요.
저희 아이도 조금은 선행이 되어있기에 다 맞긴 했습니다만, 저는 결과보단 과정에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와~ 그동안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네! 축하하고, 대견스럽다!’라고 말이죠.
초등 시기의 공부 그릇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지루함을 견디는 엉덩이 힘’과 ‘과제 집착력’으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가끔 과제 집착력을 별 것 아니라고 여기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동차에 아무리 좋은 연료를 넣어도, 세계 탑티어의 드라이버가 운전대를 잡아도, 엔진이 돌지 않으면 앞으로 못가요.’
왜냐면 과제 집착력은 동기를 지속하는 힘이거든요.
학창 시절은 사회생활의 시뮬레이션입니다. 이 시기에 공부 그 자체의 실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하기 싫은 것도 해내는 태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이 그릇이 넓어져야 나중에 아이가 공부가 아닌 다른 진로를 선택하더라도 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습니다.
물론 중, 고등학교에 가서도 그릇을 키울 수는 있겠지만, 학업적인 면까지 신경써야 하는 학생이라면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때부턴 어려운 추상적 개념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당장 그 지식을 담아내기에도 벅차거든요.
그래서 아직 추상적 사고가 힘든 아이들에게 무리하게 선행 진도를 나가는 것보단, 지금 시기에 가장 확실하게 키울 수 있는 ‘그릇’을 넓혀두는 게 낫습니다.
지식은 그 단단해진 그릇에 중고등학교 때 담아도 충분하니까요. 이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결국 그 단단해진 그릇은 훗날 사회생활을 버티는 힘으로까지 이어질 테니까요.
‘초등 공부 그릇’ 확장하는 방법
그렇다면 학원에만 맡기지 않고 집에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9세, 7세 아이들과 이렇게 실천합니다.
첫째, ‘직업윤리’로 접근합니다.
아이에게 “학생의 직업은 공부다. 아빠가 가족을 위해 힘들어도 출근하듯, 너도 학생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공부를 ‘재미’가 아닌 ‘책임’의 영역으로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이거 재미있지?’ 라고 어렸을 때 아무리 가스라이팅을 해봤자, 사춘기가 접어들면 이제 통하지 않을 겁니다.
상식적으로 공부가 재미있겠습니까?
이때 힘들어도 버틸 수 있게 하는 동력이 ‘책임감’이고 거기서 나오는 ‘과제 집착력’, 그리고 과제 집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엉덩이 체력’입니다.
둘째, ‘결과’가 아닌 ‘완수’를 칭찬합니다.
문제를 많이 틀려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 동안 엉덩이를 떼지 않고 해야 할 루틴을 지켜왔다면, 그 인내심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 하기 싫었을 텐데, 그래도 참고 잘 해왔구나? 정말 대단하다! 너는 정말 훌륭하게 자랄 수 있는 기질을 가졌어’라고 말이죠.
뭔가 AI식, 교과서식 화법같죠?
근데 그렇게 하셔야 해요. 저도 저희 아이들에게 항상 입에 달고 사는 소리입니다.
‘넌 정말 좋은 기질을 갖고 있어. 넌 정말 대단해.’라는 말이 어색하면 안 됩니다.
셋째, ‘공부하는 뒷모습’을 공유합니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소리치는 대신, 제가 식탁에서 책을 읽거나 영어 공부, 수학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빠도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아빠가 되고 싶어서 지금 공부하고 있어.”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아이의 그릇을 가장 크게 넓혀줍니다.
(가끔은 생색도 내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가끔을 가장해 ‘자주’ 생색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죠.
‘아! 공부는 평생 하는 거구나’, ‘당연히 해야 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밥 먹듯, 샤워하듯 자연스러운 행동이 되는 거죠.
마무리
공부 그릇이 큰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내는 어른으로 자랍니다.
지금 당장의 영어 단어 하나보다, 아이가 스스로 책상 앞에 앉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그 작은 승리의 경험들을 쌓아주신다면, 자기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우리 자녀들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데이터쌤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AI가 아닌, 제가 직접 작성하고 발행합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교육 및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은 독자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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