왝더독 현상이란 무엇인가? 코스피 인버스 투자 필수 지식(6탄)

왝더독 현상이란 무엇일까요? 최근 2주 간 시장의 기형적 상승을 이끄는 왝더독 현상이 무엇인지, 화려한 지수 상승 속에 숨겨진 함정을 제 매매 기록과 함께 차분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왝더독 현상이란 kospi-inverse-journal-wag-the-dog-meaning


제 매매 일지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제가 코스피 시장을 고점 부근으로 바라보며 인버스 포지션을 구축해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아실 겁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제 예상과는 다르게 위로 솟구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긴 한데,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연스러운 성장이라기보다는 인위적인 수급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제가 왜 아직도 이 하락 배팅을 거두지 않고 시장을 관찰하고 있는지, 그 배경이 되는 왝더독 현상에 대해 제 일기장에 차분히 풀어볼까 합니다.

물론 제 분석들이 무조건 맞다는 보장도 없고, 인버스를 사시라고 권유하는 글은 더더욱 아닙니다.

시장은 언제나 제 논리를 비웃으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어 오를 수 있기에, 그저 지금 시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기록해 두는 관찰기로 편하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왝더독이란 본래 ‘개의 꼬리가 개의 몸통을 강제로 흔든다‘는 뜻을 가진 서양의 속담입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파생상품인 선물 시장이 꼬리 역할을 하고, 우리가 흔히 아는 진짜 주식인 현물 시장이 몸통 역할을 합니다.

아주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상태라면 당연히 몸통인 현물의 가치가 움직이는 대로 꼬리인 선물이 따라가는 것이 순리입니다.

하지만 특정한 목적을 가진 거대 자본이 파생 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이 꼬리가 몸통을 억지로 쥐고 흔드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왝더독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코스피 시장이 딱 이 꼬리에 의해 강제로 흔들리는 구간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왝더독 현상이란? 시간 순서로 보는 아주 쉬운 예시

이 복잡해 보이는 현상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나는지, 시간 순서대로 아주 단편적인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외국인 세력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들은 현재 코스피 주가가 단기적으로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자신들이 쥐고 있는 막대한 주식을 전부 다 팔고 시장을 빠져나가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한 번에 주식을 시장에 집어던지면 주가가 그야말로 폭락을 해버려서 제값을 다 받고 팔 수가 없겠죠.

그럼 이들은 꾀를 내어 진짜 주식을 파는 대신, 파생상품인 선물을 막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외국인이 선물을 마구 사들이면 선물 가격이 훅 올라가면서 원래의 주식(현물)보다 선물이 더 비싸지는 상태가 만들어진 거죠.

그럼 이때 증권사에 대기하고 있던 무위험 차익거래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비싼 선물을 팔고 상대적으로 싼 현물을 미친 듯이 사들이게 됩니다.

동시에 매도와 매수가 이루어지기에, 선물과 현물 사이의 갭만큼 확정 수익을 얻게 되는데, 갭이 작아도 거래 규모가 크다보니 기관에서는 나름 부업의 개념입니다.

컴퓨터들이 억지로 주식을 사들이니 가만히 있어도 현물 주가, 즉 코스피 지수가 덩달아 막 올라가게 된 거죠.

뉴스와 매체에서는 코스피가 상승한다고 축포를 터뜨릴 것이고, 그걸 본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 시장이 불장이구나 하고 시장에 돈을 싸 들고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럼 궁극적으로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세력들은 꼬리인 선물로 코스피 지수를 잔뜩 띄워놓고, 자신들이 비싸게 팔고 싶었던 현물들을 봇물 터지듯 기계와 개인들에게 떠넘기고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이것이 바로 왝더독 현상을 이용한 거대 자본의 완벽한 엑시트 구조입니다.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 왜 세력은 도망칠까

이쯤 되면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뉴스 보니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현대차 같은 우리 기업들 실적이 역대급이라던데, 수출도 최대치라는데 대체 외국인은 왜 그 좋은 주식을 팔고 도망간다는 걸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아니, 뭐 엄밀히 말하면 현재 우리 시장을 이끄는 반도체나 자동차 기업들의 펀더멘털 수치가 눈부시게 좋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팩트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펀더멘털의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경기 사이클과 막대한 설비 투자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형적인 경기 민감주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사이클 산업의 끔찍한 특징은 실적이 미친 듯이 좋아서 주가수익비율이 가장 낮아 보이고 주가가 엄청나게 싸 보일 때가 역설적으로 폭락 직전의 꼭지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익이 일시적으로 폭발해서 착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죠.


똑똑한 스마트 머니들은 이 화려한 실적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늘 그래왔던 공급 과잉의 사이클 하락을 예측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코스피 6000 돌파라는 환희의 뉴스가 도배될 때, 그들은 가장 비싼 값에 물량을 넘기며 조용히 파티장을 나가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3월 만기일의 변수와 차분한 관찰의 시간

실제로 지난 2월 19일과 20일의 시장 데이터를 복기해 보면 제 이런 불길한 예감이 단순한 소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외국인은 단 이틀 만에 1조 7천억 원에 달하는 현물을 내다 팔았는데, 파생 시장에서는 1조 원 가까운 선물을 펌핑하며 지수를 2퍼센트 넘게 강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네이버 증권 – 투자자별 매매동향 확인)

전형적인 왝더독의 모습이지요. 심지어 지수가 폭등하던 날 상방을 제한하는 콜옵션은 대거 매도하며 그 위험을 고스란히 개인들에게 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꼬리의 힘만으로 몸통을 억지로 떠받치는 기형적인 장세는, 물리적인 자금력의 한계 때문에 오래가기 힘듭니다.

당장 다가오는 3월은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기다리고 있는 달입니다.

저는 아마 머지 않아 조정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억지로 매수한 선물을 만기 전에 매도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목적을 달성한 세력이 선물 펌핑을 멈추는 순간, 그동안 프로그램으로 주식을 떠안았던 기관의 알고리즘으로인해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습니다. (대략 4조원 추정)

물론 앞서 말씀드렸듯 이런 제 분석이 완전히 틀리고, 꼬임이 풀린 시장이 강력한 대세 상승으로 이어져 만 스피를 향해 달려갈 수도 있습니다.

시장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니 당장 섣부른 행동을 하기보다는 일단 차분히 지켜보고, 지수가 더 상승하면 추가 매수를 위해 현금을 조금 더 확보하고 있습니다.

저는 막연한 장밋빛 전망보다는 하락 변동성에 대비하며, 당분간은 이 인버스 포지션을 쥔 채 시장의 왝더독 장세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묵묵히 기록해 나갈 생각입니다.

지금 보유한 종목들이 화려한 실적에 가려진 경기 민감주는 아닌지, 변동성 장세에 대비해 자산 배분은 잘 되어 있는지 객관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면책 조항] 본 포스팅은 개인의 생각과 투자를 기록하는 글입니다. 투자를 위한 그 어떠한 근거도 되지 않으며 투자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코스피 전망, 5300의 경고: 외국인 지분 37%와 사상 최대 빚투(2탄)

코스피 인버스 후기: 야간선물 폭등에도 인버스 고수한 이유(3탄)

주식 옵션 만기일 주가 영향: 인버스 투자자의 후기(5탄)

코스피 네 마녀의 날, 인버스 투자일지(7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