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옵션 만기일 주가 영향: 인버스 투자자의 후기(5탄)

주식 옵션 만기일 주가 영향력과 변동성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저는 투자 전, 항상 시장 흐름을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들어가기에 나름 멘탈이 강한 편인데, 옵션만기일은 어제는 좀 힘들었습니다. 왜 옵션 만기일엔 주가가 요동칠 수밖에 없을까요?

주식 옵션 만기일 주가 영향 kospi-option-expiry-gamma-squeeze-trap
매수화면


2026년 2월 12일, ‘옵션 만기일’이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개장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추가 매수(5차)를 단행했습니다.

주식 시장에는 정해진 날짜에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맞히는 ‘옵션’이라는 상품이 있는데, 이 배팅이 끝나는 날이 바로 만기일입니다.

그래서 상방과 하방에 배팅한 세력들이 자신들이 배팅한 주가를 만들기 위해 물량을 쏟아내거나 매수하느라 주가가 널뛰게 됩니다.

외국인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주식 시장에서 ‘현물’과 ‘선물’을 대량 매도해왔습니다. 4탄에서 남긴 것처럼, 콜옵션 매도(하락에 배팅하는 옵션)도 많이 했죠.

즉, 주가가 떨어진다는 쪽에 돈을 걸었던 겁니다.

하지만 1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방어가 예상보다 강력해서 주가가 생각보다 많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만기일이 되면 큰 손해를 볼 게 뻔하죠.

그래서인지 이번주 월요일부터 선물을 조금씩 사들이며 태세를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외국인들이 손해를 안 보는 선에서 적당히 마무리할 줄 알았고,(4탄 이야기 참고) 새벽 야간 시장까지는 제 예상대로 흘러갔습니다.


주식 옵션 만기일 주가 영향: 감마 스퀴즈

외국인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야간에도 선물을 모으며 주가를 띄웠고, 갭상승으로 시작했습니다.

보통 의도적인 갭상승은 장 초반에 물량을 떠넘기기에, 지수의 큰 반등만 막고 소폭 상승시킬 거라 예상했죠. 지수가 올라야 거래량이 터지기에 이때 넘겨야 수익이 제일 크니까요.

다만 옵션 배팅이 있으니 일정 수준 이상으로만 오르지 않게 막으면, 시세 차익은 물론, 옵션에 대한 프리미엄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변수는 조용하던 연기금이었습니다. 한 달 넘게 계속 코스피를 매도하고 있던 연기금이 갑자기 6000억 원을 매수하자 외국인들은 작전을 180도 바꿨습니다.

(저도 이땐 공포가 엄습해서, 명절 전이라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우려고 연기금을 이용했나? 라는 망상까지 했습니다..ㅎㅎ)

그동안 주가가 떨어지면 돈을 버는 쪽에 걸었던 판돈을 포기하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돈을 버는 ‘콜옵션’을 대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겁니다.

(기존 옵션에 대한 손실을 확정짓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그 반대쪽으로 더 과도한 포지션을 구축함)

상승 쪽에 배팅을 끝낸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제 지수가 오르면 오를수록 손실을 상계하고, 수익을 키우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제 지수가 5,522포인트까지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원인인 ‘감마 스퀴즈’ 현상입니다.

감마스퀴즈: 하락을 예상했으나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주식을 급하게 사들이면서 주가가 미친 듯이 폭등하는 현상. (숏스퀴즈와 감마스퀴즈 – 나무위키)

재밌는 건, 상승의 불씨를 당겼던 연기금은, 정작 외국인들이 1조 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릴 때, 그 물량을 다 외국인에게 넘겨버렸다는 점입니다.

어제 연기금의 매도는 기계적인 비율 조절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외국인의 작전에 판을 깔아준 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외인 포지션과 결을 같이했음에도, 외인처럼 시장 지수를 흔들 수 있는 선택지가 없었던 저는, 이때 멘붕이 왔습니다.

이 상태면 외인이 다음 만기일인 한 달 뒤까지 지수를 고가에서 횡보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공포가 엄습했거든요.

아시다시피, 곱버스는 횡보하면 계좌가 녹습니다.


야간 선물 시장의 함정과 미국 주식 하락

외국인들은 낮 동안 억지로 끌어올린 주식을 비싸게 팔아먹기 위해 밤에도 상승 분위기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낮에 울며 겨자먹기로 매수한 물량을 다음 날 손해 없이 떠 넘길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야간 선물 시장은 0.7%나 오르며 시작해 827.15포인트까지 치솟았습니다.

선물 지수가 야간에도 다시 한 번 치솟을 때, 제 예감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여, 일시적으로 곱버스를 빼놔야 하나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미국 선물 시장과 미국장을 좀 지켜보기로 결정했죠.

그런데 한국 시각 밤 11시 30분 미국 증시가 열리자마자 애플, 테슬라 같은 대장주들이 폭락했습니다. 기술주 위주인 한국 증시가 버틸 재간이 없었죠.

결국 새벽 1시경 미국 나스닥 지수가 바닥을 깨고 내려가자 한국 야간 선물도 무너졌고, 외국인이 3조 원을 들여 쌓은 공든 탑은 하룻밤 만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판비즈에서 미국주식이 하락한 모습

2026년 2월 12일, 미국 주식에 피가 흐르던 날


다음날 2월 13일, 잔인했던 개미 털기

그리고 오늘 흐름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설계된 도살장이었습니다.

9시부터 15시 30분까지 시간대별로 누가 사고팔았는지 뜯어보니, 개미 털기의 정석 그 자체였습니다.

오전에는 미국장 폭락 공포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이 5,000억 원을 던졌고, 개인들은 “싸게 살 기회다”라며 5,000억 원을 받아냈습니다. (주가 하락)

문제는 11시 이후부터였습니다.

금융투자가 갑자기 매도를 멈추고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억지로 끌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수가 반등하자 아침에 물렸던 개인들은 안도감에 주식을 팔며 탈출했습니다. 시장은 마치 기관이 돌아와, 반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후 2시 16분, 지수가 정점을 찍던 순간 개인 투자자들은 아침에 샀던 걸 다 팔고도 모자라, 가지고 있던 주식까지 팔아치웠습니다. (주가 상승)

바로 이 순간이 덫이 완성된 때였습니다. 개인이 주식을 다 털리자마자, 장 막판 30분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물량을 대거 털어냈습니다.

그리고 이때 개미의 매수량이 +5,000억 원으로 상승합니다. (주가 하락)

지수가 안 떨어지고 버티는 것을 보고 개인들은 ‘FOMO’를 느꼈을 겁니다.

포모(FOMO)란 ‘나만 돈 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 하는 소외감과 공포를 뜻하는데, 이 심리 때문에 개인들은 급하게 다시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불과 1시간 만에 7,700억 원어치의 물량이 개인들에게 넘어갔습니다. 오늘의 반등은 탈출구였지, 진입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나의 포지션

당분간은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외인들이 다음 만기일인 3월까지 들고 갈 생각이었다면, 오늘 1조 원의 현물을 팔진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만기 다음 날인 오늘, 첫 날부터 대량의 풋옵션 매도(하락 배팅)를 또 걸어놨기에, 당분간 횡보장을 유지하며 오늘처럼 물량을 떠 넘길 거라 생각합니다.

이정도의 변동성 끌림(횡보하며 나타나는 손실)은 큰 손실이 아니라고 판단해서요.

다만 아직도 어제의 나간 멘탈이 완벽하게 회복되진 않았습니다. 일단 명절을 보내고, 목요일 시장의 흐름을 좀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의 광기 앞에서

이번 사태를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건 역시 ‘현금’의 중요성입니다.

어제 계획된 매수를 모두 완료하고 나니, 예상치 못한 폭등 앞에서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시장이 폭등하니, 계획 외 추가적으로 달러를 환전할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역시 추가로 불입할 금액이 남아있다는 건, 심리적으로 큰 안정을 줍니다.

시장의 광기는 이성이나 분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언젠가 시장은 제자리를 찾겠지만,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곱버스(주가가 떨어지면 2배로 돈을 버는 상품)’에 투자한 계좌는 녹아내립니다.

광기를 예측하려 들지 않는 겸손함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다행히 1차 고비를 넘긴 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면책 조항 (Disclaimer)] 본 게시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투자 일지이자 시장 분석 기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의 모든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명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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